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열정을 피하는 사람

흑백의 구분을 좋아하는 사람

눈을 반짝이게 하고

하품을 미소로 바꾸고

실수와 슬픔 앞에서도 심장을 뛰게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분명히 구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과 사랑에 행복하지 않을 때

상황을 역전시키지 않는 사람

꿈을 따르기 위해 확실성을 불확실성과 바꾸지 않는 사람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합리적인 조언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그곳을 에고로 채운 사람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나쁜 운과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에 대해

불평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묻지도 않고

아는 것에 대해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우리, 서서히 죽는 죽음을 경계하자.

살아 있다는 것은

단지 숨을 쉬는 행위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함을 기억하면서.

- 마샤 메데이로스

 

 

브라질 출신의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마샤 메데이로스(1961-)의 시다. D.H. 로렌스는 말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해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인간은 내면 가장 깊은 곳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 자유롭다. 그 자유에 도달하는 길이 있다. 뛰어드는 것이다." 그때 얼마나 많은 기쁜 순간들이 찾아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 기쁨은 성취의 기쁨만이 아니라 나를 만난 기쁨이다. 안전한 거리를 두고 삶을 살아가는 것, 어중간한 경계인으로 인생 대부분을 보내는 것은 서서히 죽는 것과 같다.

<류시화 시인의 해설>

 

도서명 '시로 납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