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촛불처럼 사랑하지 마세요

어둠 속에 익숙해진 나약함 탓에

가냘픈 한숨에도 쉬이 희망을 꺼뜨리는

촛불의 그런 흔들림으로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그대여, 별처럼 사랑하지 마세요

가슴보다 더 큰 그리움 탓에

가엾은 몸짓으로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별의 그런 안타까움으로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그대여, 나무처럼 사랑하지 마세요

뿌리로써 길들여진 기다림 탓에

떠나는 새들에게조차

푸르른 가지 하나 흔들어 보일 수 없는

나무의 그런 아픔으로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굳이 영원을

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하루하루를

영원처럼 사랑해 주세요

지금처럼만, 그대처럼만

나를 사랑해 주세요

(백승우 / 그대, 나를 사랑하실 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