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의 비극은 어쩌면 비극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종말의 전조 속에서 그것을 인지하면서도 망각하는 상황 속에서 있다는 것일지도 모르고, 종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리는 정보에 의해서만 자각되는 우리의 상태에 대한 자기 고백일지도 모른다. 

 

- 김장언 ‘불가능한 대화’